[말빛 발견] ‘알쏭달쏭’ 무지개 고운 무지개

[말빛 발견] ‘알쏭달쏭’ 무지개 고운 무지개

이경우 기자
입력 2016-07-20 22:44
수정 2016-07-20 23: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동요 ‘무지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알쏭달쏭 무지개 고운 무지개~.” 무지개가 뜬 모습이 선율에 실려 그대로 전해진다. 여기에 ‘알쏭달쏭’이란 말이 음악적 효과를 더한다.

한데 ‘알쏭달쏭’은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바로 그 뜻이 아니다. 비 온 뒤 맑은 하늘의 일곱 빛깔 무지개는 선명하고 곱다. ‘무지개’의 첫 구절은 이 장면을 노래했다. 그러니 ‘알쏭달쏭’을 “알 듯 모를 듯”, “분간이 안 되는 상태”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그리 와 닿지 않는다.

이 노랫말의 ‘알쏭달쏭’은 여러 줄(점)이 이리저리 섞여서 이룬 무늬를 가리킨다. 그것도 흑백이 아니라 여러 빛깔로 된 것을 뜻한다. ‘알쏭달쏭’이 가진 본래 의미가 이랬다. 비슷한 소리를 가진 ‘알쏭알쏭’도 그렇다. 이 말도 ‘알쏭달쏭’처럼 “분간하기 매우 어려운 모양”을 뜻하지만, 원뜻은 ‘알쏭달쏭’과 많이 같다. ‘알쏭알쏭’은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점이나 줄이 고르게 뒤섞여 무늬를 이룬 모양”을 말한다.

‘알’이 본디 ‘점’이나 ‘줄’을 뜻했는지 ‘알록달록’도 비슷한 의미를 가졌다. ‘알록달록’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이 고르지 않게 무늬를 이룬 모양”을 말한다. 무늬가 ‘고른 것’은 ‘알록알록’이다. ‘얼쑹덜쑹’, ‘얼쑹얼쑹’, ‘얼룩덜룩’, ‘얼룩얼룩’은 앞에 나온 말들의 큰말이다. 작은말이 강하게 들린다. 그리고 가볍고 밝다. 큰말은 약하고 어둡고 무겁게 느껴진다.

이경우 기자 wlee@seoul.co.kr
2016-07-21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