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한국만 수수료 올리겠다니…어이없는 비자카드의 갑질

[경제 블로그] 한국만 수수료 올리겠다니…어이없는 비자카드의 갑질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6-07-05 22:10
수정 2016-07-0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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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중 유일… 항의에 “강행”
“국제 카드 브랜드 없는 한국만 봉”


국제 브랜드사인 비자(VISA)카드의 ‘힘자랑’이 여전히 논란입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비자카드는 지난 5월 해외 결제 수수료를 올리겠다고 국내 카드사에 일방 통보했는데요. 카드업계가 항의 서한을 보내며 반발했지만 비자 측은 최근 “계획을 철회할 수 없다”며 강행 의사를 재통보했습니다.

수수료가 올라가면 ‘VISA’라고 찍힌 국내 카드사 발급 카드를 갖고 해외에 나가 물건을 살 경우 우리나라 고객은 돈을 더 내야 합니다. 100만원어치를 샀다면 지금은 1.0%인 1만원을 수수료로 내지만 내년부터는 1.1%에 해당하는 1만 1000원을 내야 합니다. 해외 분담금과 각종 데이터 처리 수수료 등 카드사가 비자카드에 내야 하는 수수료도 회사별로 오릅니다.

한·중·일 동북아시아 중 유독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일입니다. 비자카드와 같은 국제 브랜드사인 ‘유니온페이’, ‘JCB’를 각각 보유한 중국과 일본은 제외한 채 국제 브랜드사가 없는 한국만 수수료를 올리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소비자만 봉”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까닭이지요.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쓸 수 있는 브랜드 카드 가운데 연회비가 높고 발급 기준이 까다로워 ‘고급카드’로 분류되는 아멕스(1.4%)를 제외한 마스터나 JCB 등의 해외 이용 수수료는 통상 1%입니다. 비자카드 측은 “아시아태평양본부에 편입된 국가 중 호주 등 대부분 국가의 수수료가 다 인상됐다”며 차별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비자카드의 힘자랑은 이뿐이 아닙니다. 최근 비자카드는 자사를 포함, 국제 브랜드 카드사들이 만든 보안인증시스템(PCI DSS)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밴(VAN)사와 결제대행(PG)사에도 벌금을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한 국내 카드사 고위 임원은 “국내 카드사는 힘이 없다. 사실상 종속관계”라면서 “문제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수수료는 계속 인상될 것이고 그때마다 (국내 카드사들은) 끌려다닐 것이란 점”이라고 자조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제 브랜드 망이 없는 우리로선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왜 우린 마스터나 비자를 못 만드냐고 쉽게 말하지만 카드 관련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국가적 지원이나 국력이 약하면 국제 브랜드 카드사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푸념을 들어야 할지 답답합니다. 그사이 소비자들의 지갑만 털리고 있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6-07-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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