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車 빈자리 우리가 접수한다

디젤車 빈자리 우리가 접수한다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5-10-23 17:48
수정 2015-10-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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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동차 ‘춘추전국시대’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터쇼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주제를 ‘모빌리티 커넥트’(이동수단의 연결)로 내세웠다. 기존에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의 개념을 전방위로 연결해 확장한다는 의미다. 시장은 새로운 자동차에 대한 환상을 키웠고 글로벌 완성차와 IT 업체들은 이에 발맞춘 최신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미래 자동차’ 시대를 착실히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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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 수소연료전지차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현대차 제공



그런 가운데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태는 이 같은 변화의 불씨에 불을 지폈다. 독일 자동차와 디젤 자동차에 대한 믿음이 배신감으로 바뀌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자동차와는 다른 미래 자동차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셈이다.

23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친환경자동차는 2020년 세계 시장에서 약 630만대가 넘게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그 보다 더 많은 약 800만대의 친환경 자동차가 2020년에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면서 이 같은 예상 판매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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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도요타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한국도요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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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i8
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i8 BMW코리아 제공




현재까지 차세대 ‘미래 자동차’의 주인공으로 올라설 후보군으로는 크게 네 가지가 거론된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이어 가장 먼저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는 하이브리드(HEV·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동시 사용) 자동차, 전기모터와 전기만으로 구동되는 전기차(EV·전기모터만 사용),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장점을 합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전기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에너지를 동력으로 하는 수소연료전지차가 그것이다.

이 중 기존 연료인 휘발유를 사용하면서도 전기모터를 통해 효율을 늘린 하이브리드차인 HEV가 현재 가장 많이 보급돼 있다. HEV의 최대 강점은 기존에 주유소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높은 연료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보급된 배경도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구분 없이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폭스바겐의 디젤차량이 판매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비중이 높은 렉서스와 도요타가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지난 9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2%에서 4.4%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HEV 분야의 선두주자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다. 지난 1997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HEV 자동차를 선보인 도요타는 지난 7월까지 올해 세계 시장에 판매한 차종의 14%(약 600만대)가 HEV일 정도로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도요타는 2050년까지 기존의 엔진 자동차 판매 비율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도 쏘나타와 K5, 그랜저 등으로 HEV 차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HEV 전용 모델을 출시하며 친환경차 시장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전체 시장규모는 HEV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차종이 EV차량이다. 100%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는 EV는 기존 내연기관의 부품들이 없어도 전기 모터와 배터리 기술력이 있다면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이 같은 혁신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테슬라의 간판 모델인 모델S는 닛산의 전기차 리프에 이어 전기차 부문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미국의 제네럴모터스(GM), 독일의 BMW도 양산형 EV차량을 내놓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충전 인프라 확보가 전기차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한 번 충전 후 달릴 수 있는 거리가 내연기관 자동차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HEV와 EV차량의 장점을 합친 PHEV는 각 완성차 업체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꼽으며 최근 가장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차종이다. 충전을 통해 전기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지만 휘발유로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BMW는 스포츠카 형태의 PHEV인 i8에 이어 7시리즈의 PHEV 모델도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C클래스와 S클래스의 PHEV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형 개발에 성공한 수소연료전지차는 최근 GM이 혼다와 함께 개발 의사를 밝히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가 2013년 3월 양산형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선보인 이후 도요타도 2014년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인 ‘미라이’를 내놓으면서 경쟁에 합류했다. 1회 충전으로 600~700㎞를 주행할 수 있고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친환경자동차라는 점에서 혁신적으로 평가받는다. 충전소 인프라구축과 높은 가격(투싼 수소연료전지차 8500만원·미라이 약 6400만원)이 아직은 해결 과제로 남지만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5일 미국 에너지부와 함께 수소연료전지차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는 2013년 출시 이후 총 389대가 판매됐다. 도요타 역시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출시 이후 지난 5월까지 200여대를 팔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5-10-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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