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손잡고 ‘한국형 스마트카’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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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가 힘을 모아 차량에서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시스템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라이벌이 힘을 모아 애플 ‘아이폰’ 연계 모델들이 장악한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폰과 현대차 차량의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연계하는 내용의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현대자동차와 교환하기로 했다.
양사 간 제휴가 현실화되면 현대차는 차량 내 태블릿PC를 매개로 삼성의 스마트폰과 자동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차량은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능을 통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영화나 음악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활용하게 된다. 스마트폰도 차량과 도킹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차량의 주요 기능과 내부 정보들을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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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13년형 모델부터 삼성 스마트폰 연계 차량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4월 중국에서 열리는 상하이모터쇼에서 첫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독자적으로 차량용 태블릿PC를 개발해 놓은 상태다.
현대차는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제휴해 텔레매틱스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역시 ‘쏘나타폰’ ‘아반떼폰’ 등 각 차종에 최적화된 전용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결합을 바라보는 두 회장의 관심은 남다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3월 삼성에 복귀하자마자 가장 먼저 ‘스마트폰 일류화’를 화두로 꺼내 들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 2011)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1’에는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을 보내 글로벌 스마트폰 동향을 챙기게 했다.
정몽구 회장 역시 지난해 독일 보슈그룹 등과 스마트카 개발을 위한 부품 표준화 등을 협의한 데 이어,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을 CES 2011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관하게 하는 등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스마트카 열풍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전 세계에 ‘갤럭시S’ 시리즈를 1000만대 이상 판매하며 아이폰 대항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지만, 향후 스마트폰 자체보다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폰 도킹 디바이스(연계 기기) 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000만대 돌파를 앞둔 현대차와 연합하게 돼 믿음직한 우군을 만나게 됐다.
현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연계한 다양한 차량 관련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애플의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한 모델만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현대차와의 제휴를 통해 삼성 스마트폰 모델들의 규격을 정비해 다양한 연계 기기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생태계’를 갖춰 나가겠다는 게 이 회장의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대차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삼성 스마트폰과 연계한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다양한 도킹 디바이스들이 출시돼 삼성 스마트 기기들의 연계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1-0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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