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왕자의 난이 끝났습니까”(지난 9월1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의 질문) “네, 끝났습니다”(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답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난 8월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달 초부터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서면서 분쟁은 재점화됐다.
신 전 부회장은 소송전, 지분 확보, 여론전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한·일 경영권을 장악한 동생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상법상 절차인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신 전 부회장 측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그룹 사업과 개혁 과제를 이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장기화하면서 롯데면세점 재승인, 호텔롯데 상장(IPO) 등 당면 과제가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신격호, 장남 공개 지지에도 판단력 논란 여전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신동주·동빈 형제의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16일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계자는 장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이 공개적으로 장남 지지 발언을 한 것은 처음으로, 경영권 관련 소송전 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돕는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SDJ코퍼레이션 고문)은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해온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신 총괄회장에게 맥락을 자세하게 보고하고 그때 가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신 총괄회장은 경영권 분쟁 후 첫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지만, 94세라는 고령의 나이로 인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판단력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신 총괄회장은 인터뷰에서 “아직 10년, 20년이고 더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만 보면 90세가 넘는 나이에 경영 활동을 10년, 20년 더 하겠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이고 명확한 판단에 의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민 전 회장은 “롯데그룹을 지난 70년간 성공적으로 끌어온 분이기에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판단력의 문제까지 연결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는 “롯데는 상법의 지배를 받는 기업으로서 주주총회, 이사회 등의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돼야 한다”며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이같은 절차에 따라 기업을 운영하는 기본 틀은 앞으로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 한·일 소송전…양측 모두 ‘자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한국 법원에는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한 상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제 전쟁의 시작”이라며 추가 소송을 예고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 자격을 발판삼아 롯데 계열사 회계자료 요청이나 이사 및 경영진에 대한 민형사상 고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신 총괄회장이 장남 공개 지지를 한 만큼 의료진이나 진단서 등을 동원해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 문제를 거론해 온 롯데그룹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러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에 소송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측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김수창 변호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소송 승산에 대해 “저희는 당연히 100% 이긴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앞서 지난 8월 연합뉴스에 “결국 소송으로 갈 것”이라며 “법리적으로 우리가 유리하기에 완승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지지 어디로 향할까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 또 다른 핵은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다.
부장급 이하 직원으로 구성된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중 27.8%를 차지하는 주요주주다.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하느냐가 향후 주주총회 승리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나머지 지분은 ▲광윤사 28.1%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가족 7.1%(신동주 1.62%, 신동빈 1.4% 등) ▲임원 지주회 6.0% ▲롯데재단 0.2%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개인 지분 1.62%에 광윤사 지분 28.1%를 더해 29.72% 만큼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개인 지분이 1.4%지만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바탕으로 과반이 넘는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신 회장이 지난 8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서 어느 정도 입증된 부분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와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 부족’을 내세워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 측에선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서 내부 직원 결집에 유리한 이점을 활용해 종업원지주회를 붙잡아두려는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난 8월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달 초부터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서면서 분쟁은 재점화됐다.
신 전 부회장은 소송전, 지분 확보, 여론전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한·일 경영권을 장악한 동생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상법상 절차인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신 전 부회장 측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그룹 사업과 개혁 과제를 이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장기화하면서 롯데면세점 재승인, 호텔롯데 상장(IPO) 등 당면 과제가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신격호, 장남 공개 지지에도 판단력 논란 여전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신동주·동빈 형제의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16일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계자는 장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이 공개적으로 장남 지지 발언을 한 것은 처음으로, 경영권 관련 소송전 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돕는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SDJ코퍼레이션 고문)은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해온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신 총괄회장에게 맥락을 자세하게 보고하고 그때 가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신 총괄회장은 경영권 분쟁 후 첫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지만, 94세라는 고령의 나이로 인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판단력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신 총괄회장은 인터뷰에서 “아직 10년, 20년이고 더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만 보면 90세가 넘는 나이에 경영 활동을 10년, 20년 더 하겠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이고 명확한 판단에 의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민 전 회장은 “롯데그룹을 지난 70년간 성공적으로 끌어온 분이기에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판단력의 문제까지 연결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는 “롯데는 상법의 지배를 받는 기업으로서 주주총회, 이사회 등의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돼야 한다”며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이같은 절차에 따라 기업을 운영하는 기본 틀은 앞으로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 한·일 소송전…양측 모두 ‘자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한국 법원에는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한 상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제 전쟁의 시작”이라며 추가 소송을 예고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 자격을 발판삼아 롯데 계열사 회계자료 요청이나 이사 및 경영진에 대한 민형사상 고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신 총괄회장이 장남 공개 지지를 한 만큼 의료진이나 진단서 등을 동원해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 문제를 거론해 온 롯데그룹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러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에 소송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측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김수창 변호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소송 승산에 대해 “저희는 당연히 100% 이긴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앞서 지난 8월 연합뉴스에 “결국 소송으로 갈 것”이라며 “법리적으로 우리가 유리하기에 완승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지지 어디로 향할까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 또 다른 핵은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다.
부장급 이하 직원으로 구성된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중 27.8%를 차지하는 주요주주다.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하느냐가 향후 주주총회 승리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나머지 지분은 ▲광윤사 28.1%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가족 7.1%(신동주 1.62%, 신동빈 1.4% 등) ▲임원 지주회 6.0% ▲롯데재단 0.2%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개인 지분 1.62%에 광윤사 지분 28.1%를 더해 29.72% 만큼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개인 지분이 1.4%지만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바탕으로 과반이 넘는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신 회장이 지난 8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서 어느 정도 입증된 부분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와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 부족’을 내세워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 측에선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서 내부 직원 결집에 유리한 이점을 활용해 종업원지주회를 붙잡아두려는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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