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표 부진 여파로 4거래일 연속 가파르게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반등했다.

다만 달러당 1,090원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7원 오른(원화 약세) 달러당 1,08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제조업지수와 고용지표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 6일 두 달 만에 1,080원대로 내려앉는 등 4거래일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고용지표 충격으로 미 연방준비제도가 6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인상 예상 시기를 9월 이후로 잇따라 미루기도 했다.

그러나 고용 부진의 충격이 점차 가시면서 시장에서도 경기 파악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지표 추이 확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6일(현지시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장이 최근 경기 하강이 지난 겨울의 이상 혹한과 강달러, 저유가 등 단기적 충격 탓이라고 밝히면서 분위기 전환에 불을 지폈다.

전날 뉴욕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9%로 6bp(1bp=0.01%포인트) 올랐고, 달러지수도 96.7로 상승하는 등 다시금 달러화 강세 현상을 보였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2004년 사례를 살펴봐도 금리 인상을 몇 달 앞두고서 고용지표의 변동성이 컸던 것을 알 수 있다”며 “수개월간의 추세적인 흐름을 확인하지 않는 한 1개월의 부진으로 금리 인상 시기가 변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국내 주요 대기업의 외국인 주주 배당이 예정된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돕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원·엔 재정환율 하락으로 환율이 100엔당 910엔에 근접한 것이 시장참가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저 심화에도 원·엔 환율이 100엔당 910원선은 유지했던 만큼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경계감이 높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와 국내 조선사의 대량 수주 소식 등 수급 요인이 엔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인 절상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며 “원·엔 환율 추가하락에 대한 경계감으로 당분간 원화가 엔화 움직임에 동조화하는 현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오후 3시 55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6시 뉴욕시장 대비 2.24원 오른 100엔당 909.87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