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서둘러야 계좌이동제 대응…직원들과 공개토론 하고 싶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8일 올해 안에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법인 출범을 목표로 조기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김 회장은 이날 서울 시내 호텔에서 열린 ‘드림 소사이어티’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 생각하는 최선의 일정은 연내 통합을 마치고 내년에 전산까지 합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 한 달 동안 두 은행과 노동조합이 잘 (협의)돼 결산을 한 번만 하면 되는 내년 초가 (통합 법인 출범 시기로) 가장 낫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해야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는 2016년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좌이동제란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된 공과금·급여 이체 등도 별도 신청 없이 옮겨지는 시스템이다. 은행 간 치열한 고객 쟁탈전이 예고된 만큼 활동 고객을 늘려야 하는 하나·외환은행으로선 통합 법인 출범으로 점포를 늘려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통합을) 더 미룬다는 건 회장으로서 조직에 대한 배임, 직원에 대한 배임,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며 “지난달 3일 ‘통합 대박론’을 꺼낼 때 심경은 이게 더 늦어지면 하나금융이 위험해지고, 특히 외환은행이 위험해지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은행 5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합의를 바꾸자는 건 환경이 너무 급속도로 바뀌기 때문”이라며 “(통합에 대해) 외환은행만 불안해하는 게 아니라 하나은행도 불안해하지만, 당장 고통에도 미래를 위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조기통합에 반대해 소송 등을 제기하는 외환은행 노조를 겨냥해 “여러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노조가 제기한) 소송에 많이 걸려 있는데, 자기 보스를 이렇게 계속 칼로 찌르는 조직은 없다”며 “어제 하나고등학교 지원과 외환은행 직원 정보 유출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 두 은행장의 통합 선언식 이후 오늘 통합 이사회를 열려고 했지만, 갈등보다 화합이 중요해 이를 연기했다”며 “내 진정성을 알릴 수 있다면 직원 수천명과 공개 토론이라도 하고 싶다”고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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