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골 육수 ‘보랭팩’… 스티로폼 용기 대신 ‘에코폼’…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은 늘 이색 선물세트 다툼을 벌인다. 희귀하고 값비싼 선물도 볼 만하지만 날로 진화하는 포장술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백화점 등은 과다 포장에 따른 쓰레기 양산의 비난에서 벗어나고자 수년 전부터 포장 간소화, 친환경 소재 포장지 사용 등 심혈을 기울여 왔다.
롯데백화점은 유통업계의 맏형답게 올해도 새로운 포장 방법을 시도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정육과 갈비세트에 신선도 유지를 위해 용기 안에 넣는 보랭(保)팩. 보통 일회용 보랭팩에는 PCM이란 물질이 담겨 있다. 재활용이 쉽지 않아 처치 곤란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PCM 대신 한우 사골을 넣어 얼린 보랭팩을 선보였다. 보랭팩에 든 사골 육수를 명절음식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를 발휘한 것이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한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우농가를 돕기 위한 차원으로 마련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일단 전체 정육·갈비세트의 30%가량에 한우 사골 보랭팩을 넣었다”며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전체 세트로 ‘사골 육수 보랭팩’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육세트 포장 용기 또한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로 교체해 이후 김치용기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수산과 과일 선물세트에서도 흔히 사용하던 스티로폼 용기를 과감히 없앴다. 대신 재생용지를 사용한 친환경 포장재를 새롭게 도입했다. 흠집 방지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과일 포장의 경우에는 재생펄프와 전분을 섞어 만든 친환경 소재인 ‘에코폼’을 사용해 완충력을 높이고 환경까지 고려했다. 롯데백화점 식품팀 조경민 MD(상품기획자)는 “친환경 포장으로 바꾸면서 포장 단가가 다소 올라갔지만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시도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포장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3-08-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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