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접촉피부염·피부알레르기학회 환자 353명 조사결과
흔히 주부에게나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 ‘만성손습진’이 다양한 직업군의 남녀에게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 악화와 우울증 등의 후유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만성손습진은 습진이 손에 나타난 형태로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년 안에 2번 이상 재발하는 경우를 말한다. 가장 흔한 외부 요인은 비누와 세정제 등의 가벼운 자극 물질이나 만성적인 물의 접촉이 대표적이다. 이 질환의 주증상은 피부 벗겨짐,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 살비듬과 같은 인설 등이다. 일반적으로 전염성은 없다.
대한접촉피부염·피부알레르기학회(회장 노영석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지난 4~5월 전국 13개 대학병원을 찾은 만성손습진 환자 353명(여 221명, 남 132명)을 조사한 결과 주부 24.9%(88명), 의료기관 종사자 23.5%(83명), 사무직 11.3%(40명), 학생 7.6%(27명), 음식 관련 직업 5.7%(20명), 기타(금속·기계업, 미용사 등) 26.9%(95명) 등으로 직업군이 다양했다고 5일 밝혔다.
환자의 약 80%는 아토피피부염 등의 난치성 피부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 질환별로는 아토피피부염(19.8%, 70명), 접촉성 알레르기(18.1%, 64명), 백선(9.6%, 34명), 물집이 무리지어 나타나는 한포진(7.6%, 27명), 건선(6.2%, 22명) 등의 순이었다.
만성손습진은 특정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원인 물질과의 접촉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아토피피부염과도 연관이 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아토피나 알레르기와 같은 피부질환이 있는 환자가 손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피부과 전문의을 찾으라고 학회는 권고했다.
학회는 또 환자들이 만성손습진을 가벼운 주부습진 정도로 치부한 나머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42.5%(150명)의 환자가 질환을 방치하다 증상이 악화되자 병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됐다.
만성손습진은 다양한 후유증도 유발했다. 대표적으로는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친다’(76.2%),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든 적이 있다’ (69.4%), ‘잠을 제대로 못 잔 적이 있다’(55.8%) 등이었다.
노영석 회장은 “만성손습진을 예방하려면 평소 손을 씻고 난 후 손가락 사이를 잘 건조시키고, 비닐장갑 안에 면장갑을 착용해야 한다”면서 “비누와 세제 노출이 많거나 자주 손을 씻어야 하는 직업 등은 되도록이면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말고, 15분 이내로 물과의 접촉을 줄이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 학회가 제안하는 생활 속 손 습진 예방법
1. 씻고 난 후에는 3분 이내로 보습크림이나 연고를 사용한다.
2.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말고 가능하면 15분 이내로 물과의 접촉을 줄인다.
3. 손을 씻고 난 후에는 항상 손가락 사이를 잘 건조시킨다.
4. 물이나 세제를 사용할 때에는 비닐장갑 안에 면장갑을 함께 착용한다.
5. 야채, 과일, 날고기 등 중 자극 물질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최소화한다.
6. 물을 쓰거나 손을 씻을 때는 반지를 뺀다.
7. 손을 너무 자주 씻지 않는다.
8. 손톱은 짧게 유지하고, 긁지 않도록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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