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50만t 수출… 200억원 수익 예상
덜컹거리는 탄광용 이동차량에 몸을 맡긴 지 10여분. 유연탄광 입구에 들어서자 방진용 마스크 안으로 매캐한 냄새가 스며들어왔다. 헤드라이트와 헬멧에 달린 작은 전구 불빛에 의지한 채 차량을 타고 직사각형 모양의 검은 갱도 안으로 들어갔다. 28일(현지시간) 오전 대우인터내셔널이 해외 광물자원 개발 사업에서 처음으로 상업생산을 시작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가네다 탄전지대 나라브리 유연탄광 현장을 방문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에서 채굴한 석탄이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저탄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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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부터 생산성 14배 증가
차량은 이윽고 탄광 안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갔다. 붕괴를 막기 위한 철망으로 뒤덮인 천장 사이사이에는 손바닥만 한 표지판이 달려 있어 위치를 가늠할 수 있었다. 20여분 동안 1.5㎞ 정도 구간을 달리자 깊이 160m 지점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차에서 내리자 지하수와 석탄 가루들이 뒤섞인 진흙탕이 종아리 높이까지 올라왔다.
힘겹게 한발씩 내디뎌 200m 정도 이동하자 5t 트럭 크기의 ‘컨티뉴어스 마이너’(Continous Miner)가 뿌연 탄가루 사이로 굉음을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톱날 모양의 레일로 석탄을 채취하는 장비다. 이곳에서 생산된 석탄은 4㎞ 길이의 컨테이너 벨트에 실려 광산 외부 저장창고로 옮겨진다. 현재 4대가 1주일 동안 1만t의 유연탄을 생산한다.
이곳 운영을 맡은 호주 탄광 개발사 화이트헤븐사 관계자는 “내년 2월 갱도 안에서 공간을 지탱하며 석탄을 캐내는 300m 정도 길이의 신형 ‘롱월’ 장비가 도입되면 생산량은 14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라브리 유연탄광의 전체 매장량은 4억 7500만t. 향후 27년 동안 연간 600만t의 유연탄이 생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트헤븐사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이 각각 7.5%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 지분은 대우인터내셔널 5%, 한국광물자원공사 2.5% 등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분투자 수익과 더불어 연간 유연탄 생산량의 4분의1인 150만t의 물량을 매년 수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의 연간 유연탄 수입량의 2% 정도. 6대 전략광물 중 하나인 유연탄의 자주개발률을 2%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는다. 연간 예상 수익은 200억원 이상이다.
●도전정신 앞세워 지분인수 성사
대우인터내셔널이 나라브리 유연탄광 지분 5%를 인수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8월. 1억 1140만 호주달러(1280억여원)를 투자했다. 정제봉 대우인터내셔널 시드니 지사장은 “금융위기 이후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나라브리 프로젝트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면서 “종합상사 특유의 도전 정신이 없었다면 나라브리 지분을 인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유연탄 7만 5000t은 29일 탄광에서 200㎞ 떨어진 호주 동부권 유연탄 수출항인 뉴캐슬 항에서 일본 발전회사로 수출될 예정이다.
시험생산 단계인 나리브리 탄광의 올해 유연탄 전체 생산량은 30만t이지만 내년 400만t, 내후년 600만t 등으로 늘면서 본격 생산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원래 발전용 탄 생산만 기대했지만 제철소에서 쓰이는 고품질의 PCI탄도 생산되면서 두배 정도의 수익성 향상을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석탄 가치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호주에서 현재 탐사 작업 중인 남부 마리 우라늄광과 서부 화이트클리프 니켈광산 사업 등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고 덧붙였다.
나라브리(호주)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1-09-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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