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렸던 국내 증시
‘검은 금요일’이었던 5일 오전 9시, 전일보다 81.30포인트 떨어진 1937.17으로 증시가 시작됐다. 이미 장 시작 전에 전화접수를 받아 시초가를 결정하는 동시호가(오전 8~9시) 동안 하한가가 속출했다. 심리적 지지선이라던 2000선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증권사 지점마다 갈팡질팡하는 고객들의 전화가 하루 종일 넘쳐났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심각한 혼란 사태에서 지나친 비관과 공포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1937.17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10분 후 1920.67까지 내려갔다. 전날 종가와 97.8포인트(4.85%)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자 지난 2~4일 사흘간 하락장에서도 반등을 기대하며 매수로 버텨오던 개인들은 투매를 시작했다. 한때 코스피 지수는 추가 하락을 멈추기도 했지만 장 마감(오후 3시)을 40여분을 앞두고 다시 1920선까지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을 피 말리게 했다. 개인은 총 5808억원을 순매도해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4069억원)보다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며,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 경제적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국인이 빠져나간 만큼 개인과 기관이 받쳐 줘야 하는 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모멘텀과 같은 경기지표에 집착하지 말고 큰 틀에서 살펴야 하며 지나친 비중 축소와 비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1900선을 저지선으로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대외 악재가 겹쳤지만 우리 경제 성장이 지속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08-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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